06 Circle Between The Lines March, 2014 | Page 68

교수: 이런 자넨 마치 책을 ‘기록되고 분석되고 요약되고 정리된 정보를 설명하고 논의하는 그림이 첨부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며 딱딱한 표지를 씌운 커버는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 머리말 소개 목차 인덱스가 있고 인간의 지식을 높이고 풍성하게 하며 계몽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시각기관을 통해 전달되는 어떤 사람에게는 촉각기관으로 전달되는 물질’이라 말할 사람이군. 사전적인 정의 말고 다른 뜻은 없나? 학생: 또 다른 표현으로는 X제곱 + y제곱= r 제..교수: 그만!! 난 이 수업을 혐오스런 수학시간 으로 만들고 싶진 않아. 원의 정의는 넘어가고, 우리 주변의 원에 대해서 잠깐 말을 해보도록 하지. 학생: 간단하게 태양이 있죠. 우리가 사는 이 지구도 원이고요. 점심때 급하게 먹은 제 던킨도 넛츠도 원이죠. 물론 제일 친숙한 건 교수님께서 저희 시험지에 주시는 빵점 이네요. 암튼 숫 자 0이 우리 주변에서 제일 쉽게 볼 수 있지 않나요? 교수: 돌, 뗀 석기, 신석기 등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한 초등학교 때의 역사수업을 한번 기억해 보게나. 주변의 물건을 그대로 사용하고 변형하던게 우리 인간의 조상님들이지. 그렇담 그들 에게 있어서 최초의 원은 무엇이었겠는가? 학생: 지금으로부터 만년 전에는 원은 당연히 태양이었죠. 정답은 태양입니다. 최초의 원은 태양이에요. 무식했던 우리의 조상들은 태양을 보고 동그라미란 개념을 느낀거죠. 교수: 자네 우리대학엔 어떻게 들어온건가? 사전을 외워가며 기계적으로 공부해서 들어 온게 틀림 없을 꺼야.. 설마 이런 말재주로 들어왔을 리가 없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게, 그들에게 태양은 신, 그 자체였어,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든 신성한 존재였지. 초등학교 5학년 역사시간에 나오는 거라네, 구석기 신석기 시대의 사람들은 태양을 숭배 했다네. 학생: 그냥 어느 순간 동그란거 만든거 아닌가요? 왜 그런걸 생각합니까? 안그래도 복잡한 원 만 나오면 제 수학시험지에 비가 내리는 데요? 그냥 강가에 채이는 돌맹이 하나를 보고 대충 동그라미를 알게 됬겠죠!! 교수: 힌트를 주자면, 청동기 시대에는 청동거울이 있었어. 거울. 원의 모양이 있었다고! 자 그 럼 그 해바라기 같은 우리 조상들이 구석기에서 청동기 사이에 원의 모양을 깨달은 거 아닌 가? 학생: … 6666 교수: 그런데 이건 좀 난해할 수 있네. 자네는 자네가 보고있는 모든 사물이 진짜 그 모습 인지 확신할 수 있나? 원은 굽어져 있다네. 모든걸 왜곡하고 굴절 시키지. 가령 자네가 보 고 있는 이 글자가 실제론 다른 모양일수 도 있는 걸세. 하지만 우린 그걸 알 수가 없지, 왜 냐하면 이 눈을 통해서 모든걸 판단하고 인식해 버리기 때문이야. 아이러니 하지 않는가? 최초의 원이면서 한편으론 모든걸 왜곡 시킬 수 있는 것. 난 자네들 이 우리의 눈처럼 하나에 너무 의지 하여 판단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가끔씩은 틀을 깨트 려야 할때도 있는 것이야.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다양하게 원처럼 둥그렇게, 어느 곳에 서도 같은 사람 둥글둥글한 사람이 아니라. 한편으론 개성있고, 한편으론 열린 사람이 되 길 바란다네. 그런 의미에서 자네의 최초의 원은 무었인가?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 인 생각이라네. 그리고 그걸 제출하는 것이 자네들의 다음 레포트일세! 실제로 최초의 원을 인간의 신체 기관중의 하나인 눈, 정확히는 눈동자라는 주장을 통해 청동기시대의 유물들의 대다수에서 원 모양의 유물들이 발견된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최 초의 원 자체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체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이는 그것을 태양으로, 어떤 이는 그것을 차오르는 달로, 어떤 이는 눈동자로 믿을 것이다. 태초의 기록 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추리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 에서 나의 흥미는 ‘최초의 원이 눈동자일 것이다.’ 라는 의견에 자연스럽게 쏠리기 시작했 다. 최초의 원이 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