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Circle Between The Lines March, 2014 | Page 62

고독할 때면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 물어라. 이외에도 더 이어졌지만 대부분 금기시되었던 K는 몇 년간 술과 담배와 드라마로 살았습니다. 본인에 따르면 자신만의 차별적인 예술 것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공통되었고 역시나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날 이후 나는 K를 세계 속에서 삶을 연명해나간 것이죠. K는 곧 죽었습니다. 아버지라 부르지 않았다. 밤에는 빈 캔들 사이에서 잠들어 있는 K의 머리를 두어 번 걷어 공교롭게도 그날은 3분기 학비를 내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몇 달 안 남은 고등학교 찼다. K가 나를 때린 적은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고 등교했을 때 외에는 없었다. 항상 K 생활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맥주뿐만 아니라 K는 마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 는 맨정신이 아니었고 눈에 띄게 주사를 부리지는 않았지만 알코올 알코올 중독자 마냥 잠 았다. 담배 연기를 연거푸 마시면서 믹스커피까지 마셔 입에서는 늘 썩은내가 났다. 냉장 이 들 때까지 캔맥주를 들이켰다. 한 캔을 비우면 담배를 물었고 기분에 따라 두세 개 정 고 안에는 연녹색 소주 세 병이 있었고 맥주캔이 가득했다. 그는 종종 캔의 구멍을 잘 찾 도를 태운 뒤에는 어김없이 다른 캔을 꺼내왔다. 지 못해서 온몸을 맥줏물로 적셨고, 때문에 그의 몸은 보리향 향수를 뿌린 듯한 냄새가 났 그렇다고 K가 직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흔히 이름을 대면 알만한 디자인 회사 다. 두 냄새는 곧 하나가 되어 견딜 수 없는 악취로 변했고, K의 몸에서 허공으로 전달되 에서 회계를 담당하고 있었다. 아침 7시가 되면 직원 버스로 달려가 먼저 탄 상사들에게 어 집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벽과 크고 작은 사물들에 정착했다. 그날은 형편없이 찌그러진 고개 숙여 인사했고 동료들에게 출산 휴가를 낸 여자 후배의 안부를 물어보기도 했다. 그 원들이 벽을 채워 더러움을 한층 더해주었다. 런 K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그의 실험대상이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유와 그 K는 평소와 달리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연녹색의 방에서 투명한 액체가 부드러운 곡선을 에 대한 내재적 욕망 같은 주제의 심리학이나 정신학적 실험 따위에 이용되고 있다는 느낌 만들며 떨어졌다. 유리잔은 순식간에 비워졌다. 높은 알코올 도수가 K의 충혈된 눈을 통 은 딱히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K가 나를 합법적으로 버리려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해 K는 예술가였고 예술은 현실창밖에서 빗줄기가 아무런 제약을사고로부터 시 드러났다. K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속에서 현실을 이탈하는 받지 않고 들어 내가 K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나 술에 취한 K를 열심히 발로 차는 모습을 영상으로 몰래 왔다. K는 내가믿었다. 그는 ‘예술인’이라는 표현을 쓰며 결국은 인간이 작된다고 자신 앞에 앉아주기를 부탁했다. 내가 앉아서 그의 술잔에 담긴 술을 들이 찍은 뒤 방송에 공개해서 나를 희대의 패륜아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 켰고 K는 심각한 어투로 말을 꺼냈다. 집 안의 세계와 집 밖의 세계가 다르다고 생각했던 _김 동영 서도 깊은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K가 장황하게 설명한 예술적 세계는 반 의지적이긴 기에, 나약한 개인에 불과하기에 거대한 사회의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 것은 모두 다 나의 착각이었다. 여전히 두 곳 모두 거짓된 세계이다. 나로 인해서 이 세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집 안만은 자신만의 유니크한 그는 이 부분 가 바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늘 미개하고 유약한 존재였으며 지금 그 어느 곳에서 에 대해 설명할 때 ‘유니크’란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도 완벽한 원을 그릴 수 없다. 한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 그러나 이 거짓된 세계로 만들고자 했다. K가 말하는 그 세계는 다음과 같았다. 예술을 세계에서는 원의 수학적 정의에 부합하는 무언가가 없다. 다시 말해 이 세계에 원은 존재 하는 사람이라면 관습이나 걸어갔다.) 이제는, 내 규칙, 법 등으로부터 하지 않는다. (여기서 K는 창 쪽으로 전통, 예절, 매너, 믿음도 내 존재도 확신할 수완 전히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이 예술적인 세계도, 나의 존재도 모두 착각 속에서 없다. 내가 몇 년간을 노력해 유지한 엄격한 규율이 지배하는 회사나 학교는 개 하지만 자유와 안정감을 동시에 누린다는 면에서 집보다는 꿈의 세계가 더 적합해 보였다. 만 있는 것이 아닌지. 모두 헛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 그럼에도 밤이 되면 어김없이 K를 걷어차게 되었다. 엄마 없이 자란 아이에게 조금의 관 심도 가지지 않고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