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Cho / Photography
탈
옥
의각
색
김 동영
단편소설
K는 예술가였고 예술은 현실 속에서 현실을 이탈하는 사고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었다.
그는 ‘예술인’이라는 표현을 쓰며 결국은 인간이기에, 나약한 개인에 불과하기에 거대
한 사회의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집 안만은 자신만의 유니크한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할 때 ‘유니크’란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세계로 만들고자 했다. K가 말하는 그 세계는 다음과 같았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관습이나 전통, 예절, 매너, 규칙, 법 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엄격한 규
율이 지배하는 회사나 학교는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집 안을 다른 환경으
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K는 집 공간이 바깥의 세계와는 철저히 분리된 예술적 세계
가 되기를 기대했다.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나에게 K는 우선 봉건적인 가족 체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