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아 / Visual Art
달과의 대화법
김 보경 | 시
둥근 달을 보면 짖는 개가 있었다
할머니의 등이 공처럼 오므라들 때마다
개 소리는 골목을 몰고 들어와
텅 빈 집이 되었다
길어진 그림자가 할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그림자 되는 밤
보름달 제 속을 비워 그믐을 만들 듯
둥근 것은 모두 비울 준비를 한다
어느 곳에서 봐도 구부러져 있는 길을 따라
자정이 온다
개 짖는 소리가 커지고
귀로 우는 할머니는 달처럼 부은 손을 감싸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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